사후세계에 대한 인간의 호기심은 끝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후세계를 중심소재로 한 영화는 많이 보지 못했다. <신과 함께-죄와 벌>은 사후 지옥의 모습을 구체적으로 표현한다. 줄거리, 등장인물을 정리해 보고 이 영화를 가족영화라고 생각한 이유를 적어봤다.
1. 줄거리
소방관인 자홍(차태현 배우)은 부산의 화재현장에서 아이를 구하고 순직한다. 그의 앞에 해원맥(주지훈 배우)과 덕춘(김향기 배우)이 나타나는데, 이들은 강림(하정우 배우)과 함께 저승차사이다. 이들은 1,000년 동안 49명의 귀인을 환생시키면 자신들도 원하는 모습으로 환생시켜 주겠다는 염라대왕의 약속이 있었기에 신이 났다. 생명을 살리고 희생한 자홍을 귀인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영화 설정 상 망자는 저승에서 49일에 걸쳐 살인, 나태, 거짓, 불의, 배신, 폭력, 천륜까지 7개의 지옥에서 죄에 대한 재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아야 환생할 수 있다. 첫 번째 살인 지옥에서 자홍 화재사고에서 자신의 동료를 구하지 못한 죄로 기소된다. 간접적으로 사람을 죽게 해도 살인이 되는 것이다. 하지만 자홍은 다른 사람을 구하다가 동료를 구하지 못했다고 변론하고 무죄를 선고 받는다. 두 번째 나태지옥에서는 자홍의 말실수로 지옥에 떨어질 뻔한다. 가족들을 부양하기 위해 여러 가지 일을 한 것을 '돈 때문'이었다고 말해버린 것이다. 강림, 해원맥이 변호하여 무죄를 선고받는다. 세 번째 거짓 지옥으로 가는 길에 지옥귀의 공격을 받는다. 직계가족 중 누군가 죽어 원귀(원한을 가진 귀신)가 되면 지옥귀가 나타나는데, 강림은 이러한 사실을 알려주며 지옥귀가 나타난 이유를 찾으러 이승으로 간다. 이승으로 간 강림은 자홍의 동생인 수홍이 원귀임을 알게 되고 진상을 조사한다. 수홍의 군복무 시절, 관심병사의 실수로 배에 총상을 입지만 상관은 자신의 안위를 위해 이를 숨기고 수홍을 생매장 한 후 탈영병으로 소문을 냈다. 한편 거짓 지옥으로 간 자홍은 목숨을 잃은 동료의 자녀들에게 거짓된 편지를 보낸 죄로 기소되지만, 강림의 변론으로 기소 자체가 기각된다. 부모를 잃은 아이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보낸 편지였던 것이다. 네 번째 불의 지옥과 다섯 번째 배신 지옥은 무사히 통과한다. 여섯 번째 폭력 지옥에서는 동생 수홍을 때린 죄로 기소되고, 강림의 조언으로 합산처벌을 신청한다. 다음 지옥에서 무죄를 선고받지 못하면 자홍의 환생은 불가능함은 당연하고, 저승차사들도 자격 박탈 및 업적도 모두 무효가 되는 것이다. 마지막 천륜 지옥에서는 어머니를 살해하려고 한 죄로 기소된다. 생활고에 시달리던 자홍이 잠든 어머님을 살해하고 동생과 동반자살을 할 계획이었기 때문이다. 이를 수홍이 말리자 자홍은 그를 때리고 집을 나가 15년 간 돌아오지 않았던 것이다. 유죄 판결 직전, 어머니의 현몽 때문에 천륜지옥이 흔들린다. 어머니는 잠들지 않고 모든 것을 알고 있었으며, 자홍과 수홍을 모두 용서한다. 염라대왕은 저승법 1조 1항 '이승에서 이미 진심으로 용서받은 죄는 저승에서 더 이상 심판하지 않는다'에 의거, 자홍에게 무죄를 선고하고 환생을 명한다.
2. 등장인물
- 자홍(차태현 배우) : 영화의 주인공이자, 귀인인 망자이다. 생활고에 시달려 부모님 살해를 계획하지만 이를 말리는 동생 수홍 덕분에 실패한다. 그 후 동생을 때리고 15년간 집을 떠난다. 소방관 일을 하며 여러 생명을 구했지만, 마음 한 켠엔 사죄의 마음과 후회가 늘 남아있다. 망자가 된 후 7개의 지옥을 거치며 이러한 내면이 그려진다. 결국 모두 무죄 선고를 받고 환생할 수 있게 된다.
- 강림(하정우 배우) : 저승차사 3명 중 수장이며, 망자를 변호한다. 저승귀가 나타나는 것을 보고, 그 이유를 알기 위해 자홍과 관련된 이승에서의 사건을 파헤친다. 원귀가 된 수홍을 설득하고, 덕춘과 정신을 연결해 변론하기도 한다. 또한 합산처벌을 신청했다가 극적으로 무죄를 선고받게 하여 승부사 기질을 보인다.
- 해원맥(주지훈 배우) : 저승차사 3명 중 한 명이며, 다른 차사들을 경호한다. 강림이 해원맥에게 '네 생각대로 행동하지 말고 무조건 덕춘과 상의해라.'라는 말을 했기 때문에, 강림은 그를 신뢰하지 않는 것 같다. 그러나 전투력만큼은 강림보다 높은 것으로 예상한다.
- 덕춘(김향기 배우) : 저승차사 3명 중 막내이며, 강림과 마찬가지로 변호를 맡았다. 소녀같은 이미지처럼 청순하고 명랑하다. 자홍의 변호에 적극적으로 노력한다. 귀인이 지옥에 도착하기 전 기소내용을 미리 알 수 있는 능력과, 강림과 정신적으로 연결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 수홍(김동욱 배우) : 자홍의 동생이다. 자홍이 어머니를 살해하려는 것을 목격하고 이를 말린다. 자홍이 자신을 때리고 15년 동안 집에 돌아오지 않자 그를 원망한다. 군 복무 중 억울하게 죽어 원귀가 되었다.
3. 가족영화
처음부터 끝까지 시각과 감정적으로 관객을 사로잡은 가족영화라고 생각한다. 7개의 지옥마다 특색있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시각적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무섭기도 하지만, 상당히 친근한 모습의 대왕들이다. 사후세계에 대한 인간의 상상력은 역시 무궁무진하다. 소재 때문인지 영화가 비현실적이고 판타지 요소가 많다. 또 한편으로는 자신을 살해하려는 아들의 계획을 알면서도 눈감고 당해주려는 어머니의 모습을 보며 눈물을 흘렸다. 가족이 아니고서야 누가 그런 선택을 할 수 있겠는가. 자홍의 어머니는 현몽에 나타나 모든 것을 용서하여 끝까지 자홍을 위해주었다. 이 영화를 가족영화라고 생각한 이유다. 가장 기본적이고 원초적이지만, 죄를 짓지 말고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내가 한 말과 행동에 의해서 나도 모르게 누군가 상처를 받는다면, 이 또한 사후세계에서 죄가 될 수 있지 않겠는가? 인간의 윤리와 도덕을 생각해 보고, 필자의 삶 또한 되돌아볼 수 있게 하는 영화이다. 가족 간의 사랑, 용서에 대해서도 강력한 메시지를 던지는 영화였다. 영화관에서 보면 판타지 요소들을 더욱 사실적으로 볼 수 있겠지만, 안방에서 가족들과 함께 즐길 수도 있는 훌륭한 영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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